'배후'를 찾아낸 건가? 세상의 창 또는 색안경

조선일보 사설

원래 이번 촛불집회의 특징중 하나는 어떤 주체세력이 없이 움직인다는 거였다. 이명박의 뻘소리나 전경의 과도한 진압에 열받은 시민들이 쏟아졌으니까. 중국 갔다온 MB가 도대체 배후가 누구냐고 보고하라는 말에 사람들이 더 열받은 것도 그런 이유다. 어떤 집단의 선동에 의해 나온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긴 한데 시위대가 무슨 이념이나 의견으로 모인 건 아니지만 지금와서 원하는 게 뭔지는 상당히 애매할 수 있다. 30개월 이상 수입만 안하면 되는건지, 일본처럼 20개월 살코기만 하면 되는건지, 미국 쇠고기는 아예 수입을 안하는 건지 모른다. 아니, 쇠고기에만 머물지 않고 대운하나 수도 민영화 같은 사안으로 나갈 수도 있다. 이명박의 정책집행에 대한 불만으로 모인 사람들이지만 사실 원하는 건 다 다르다.

이런 상황에서 촛불집회를 대표(?)하는 단체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시민단체들이 모였다는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다. 이들이 시민의 모든 목소리를 대표할리 없지만 촛불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확실하지 않는 상황에서 '정권 퇴진운동' 등의 활동계획과 납득할 수 있는 조건을 이야기 하면 이들을 배후로 볼 수 있다. 정부나 조중동이야 앞으로 이들을 계속 주시할 것이고. 이런 식으로 '배후'가 생겨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정부는 대책회의가 뻘소리를 해주기를 내심 바라고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배후가 있든없든 이번 촛불집회를 긍정적으로 보는데 얼마든지 대규모 폭력시위로 변질될 수 있는 상황에서 비폭력의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앞으로의 대단위 시위에 무척 좋은 선례가 될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