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djammer, 마지막 실용범선들의 이야기 - 5, Herzogin Cecilie 호 선박취미

- 오늘 포스팅 거리는 윈드재머중에서도 유명한 Herzogin Cecilie입니다. 지금까지 제가 포스팅한게 다 독일제 Flying P-liner인데, 이놈도 독일제 입니다. 제가 딱히 독일배를 좋아하는건 아니지만 윈드재머중 가장 유명한 축에 드는 배들에 독일제가 많습니다. 
- 간단히 스펙을 보면,

톤수     : 3,242 GRT(용적톤)
길이     : 전장 116,0 m
넓이     : 14.1m
흘수     : 7,4 m
속도     : 최대평균속도 21노트
돛 면적 : 3.530 m²
승무원  : 견습생도 포함 81명(초기), 31명(핀란드 에릭손社 시절)

- Herzogin Cecilie라는 선명은 독일제국의 마지막 태자비의 명칭을 딴 겁니다. Herzogin이 영어로 Duchess 즉, 공작부인(여공작)이란 뜻이더군요. Cecilie는 독어로 뭐라고 발음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1902년 독일 Bremerhaven에서 건조되었는데 이 배는 윈드재머지만 훈련선 용도로 만들어진 배입니다. 그래서 초기 승무원 수가 많지요.

- 윈드재머 중 가장 빠른 축에 드는 배입니다. Flying P-liner와 같은 수준이었다고 하네요. 1903년 미국 오레곤주 포틀랜드(Portland)에서 케이프혼을 거쳐 영국 리자드 곶까지 106일만에 도착했고, 1930년대 호주 밀 무역에 종사할 때는 포트 링컨(Port Lincoln)에서 영국 Falmouth까지 86일 걸렸습니다. 이게 어느정도 수준인지 확실하진 않지만 배 경력에 따로 기록된 내용인 걸 생각해보면 범상치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 1차세계대전 때 칠레에 있었고 종전후 1920년, 프랑스에 전쟁보상 형식으로 넘겨졌습니다. 하지만, 프랑스에 있었던 기간은 얼마 안되고 인도된지 6개월만에 핀란드의 구스타브 에릭손이 4,250파운드에 구매했습니다. Flying P-liner의 경우를 봐도 그렇지만 프랑스는 독일로부터 가져간 윈드재머에 딱히 관심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프랑스도 윈드재머를 건조하고 운용한 나라이지만 1차대전 때 많은 배들을 잃고나서 범선에 흥미를 잃었다는군요. 그래도 일단 공짜로 얻은 1급 배들인데 한 두척은 운용할 수도 있었지 않나 싶어요.

- 에릭손社 때가 가장 빛났던 시기입니다. 당시 호주에서 영국으로 밀을 싣고 오는 곡물레이스(Grain race)에서 도합 4번(1921~1949)을 우승했습니다. 구스타브 에릭손이 가장 아꼈던 배였다고 합니다. 처음으로 손에 넣은 1급 윈드재머이고 실적 또한 훌륭했으니까요.

- 1936년 Herzogin Cecilie는 영국해협을 통과하던중 심한 안개를 만나 암초에 충돌했습니다. 그 뒤 해안가에 떠밀려갔는데 승무원은 전부 무사했지만 배를 다시 띄우기가 어려웠습니다. 선체를 끌어내려는 모든 시도가 실패하고 결국 밀려오는 파도에 용골이 파손되어 Herzogin Cecilie는 생을 마감했습니다.  


- 예전에 인터넷에서 검색하다 찾은 블로그 포스팅이 하나 있는데 Herzogin Cecilie의 잔해를 본 스쿠바 다이버가 사고당시 조타수를 만난 이야기 입니다. 2000년 중반에 만났는데 연로한 분이고 병환으로 살 날도 얼마 안남은 상태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자기 얘기를 전해주었는데 그에 따르면 선장과 항해사들이 무척 난폭해서 선원들이 무척 힘들었다고 합니다. 들은 명령은 아무 의문없이 그대로 따라야 했다는데 사고 당시에도 선장이 말하는 침로대로 키를 잡았다가 암초에 충돌했을 뿐이랍니다. 자신은 시야에 암초가 나타났다고 분명히 보고했다는데도 말이죠. 이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는 모르겠습니다. 당시 인력구성을 봤을 때 조타수를 항해사도 아닌 사람이 맡았을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모든 책임을 선장에게 있다는 것도 좀 그렇긴 해요. 하지만, 죽어가는 영감님이 무슨 명예를 챙길 필요가 있었을까도 싶지요.

P.S : 일단 윈드재머를 다루는 글은 여기서 마칠까 합니다. 시작할 때는 좀 더 쓰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딱히 아는 것도 없고 이런저런 책이나 인터넷에서 찾아본 내용을 짜깁기 했지만 내용 대부분은 인터넷만 잘 검색해봐도 나오는 수준에 불과하거든요. 좀 더 제대로 된 참고자료를 구하지 않는 이상 그다지 의미가 있을 것 같지 않더군요. 심심할 때 조금씩 관련 글을 올리긴 하겠지만요. 허접한 글이나마 읽어준 분이 계시다면 감사드립니다. ^^;;


덧글

  • 아케르나르 2009/04/01 20:26 #

    잘 읽었습니다.
  • 지나가던이 2009/04/01 21:44 #

    감사합니당 ^^;
  • 슈타인호프 2009/04/02 02:50 #

    잘 읽었습니다. 마치신다는 말씀이 만우절 거짓말이면 좋겠습니다^^;;
  • 지나가던이 2009/04/02 06:14 #

    거짓말은 아닌데 시간나고 쓸만한 자료가 있으면 할지도 모르지요. ^^
  • ghistory 2009/04/04 07:36 #

    Cecilie: 원래 도이치어식 이름은 아닌 것 같은데 한 번 전공자들에게 물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지나가던이 2009/04/04 13:13 #

    확실히 그 쪽 이름은 아닌 것 같지요? 이탈리아 냄새가 나긴 하는데.. 태자비는 분명 독일 대공가문 출신이고 어머니는 러시아인입니다. 일부러 남유럽계 같은 이름을 붙인 것 같아요.
  • ghistory 2009/04/04 13:17 #

    일단 도이치어는 C를 잘 쓰지 않는 언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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