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스콧 버거슨 유감 머리에 떠오른 생각

- 우연히 서점에서 뉴스위크(한국판 2009.6.24일자)를 보다가 끝머리에 내가 그리 좋아하지 않는 필자의 칼럼이 실려있는 걸 보았다. 스콧 버거슨이었다. 피맛골이 사라지는 걸 아쉬워하는 거였는데 그 내용 자체는 문제될게 아니지만 역시 좀 찝찝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이 양반 글에 불편함을 느끼는 건 2년전인가 쓴 책, 대한민국 사용후기를 훍어보고 나서였다.

원래 난 스콧 버거슨을 그의 두번째 책을 통해 알았다. 발칙한 한국학이라는 거기서 한국이란 나라가 외국인들 눈에 어떻게 비춰왔는지를 자신의 주관을 섞어서 소개한다. 이 때만 해도 좀 특이하다 싶은 자기가 온 나라를 나름 잘 분석한 사람으로 비췄다. 글을 꽤나 잘 쓰기도 하고. 그런데 대한민국 사용후기는 영 불편했다. 한 5년 사이에 한국사회에서 데인게 많았는지 어땠는지 작정하고 한국인 비판을 한다. 그런데 그게 좀 배려가 있으면 좋겠는데 영 그런게 없다. 무려 19세기 말 - 20세기 초반의 영국인 비숍여사의 주관 같은 걸(한국인은 세계에서 가장 열등한게 아닌가 의심한 적이 있다던가 하는 말) 그대로 적용할 정도니 할 말이 없었다. 뭐, 외국인에 대한 폐쇄성이라던가 자기 문화를 숭상한다면서 잔인하게 파괴한다던가 다 그런 건 알겠는데 그걸 우리가 모르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된 이유도 있다. 극복해야 될 문제이지만 그걸 피식하면서 비웃는 건 참을 수가 없더라. 더군다나 한국인은 한국사회를 떠나야 제 인간이 된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것 까지 듣고는 뭔 80년대 이민론을 듣는 것 같았다. 한국인의 문제점을 비추는 비교대상으로 삼은 일본이나 만주 조선족 지구 사회 같은게 그런 문제점을 갖고 있지 않은 것도 아니고.. 일부러 안좋은 사례와 좋은 사례만 비교했다고 느낄 정도였다.

버거슨은 원래 한국을 좋아했다가 이런저런 사유로 무지 싫어하게 됐다는데 그 이유가 원래 좋아했던 피맛골이라던가 하는 한국식 서민문화가 '문화라고 좃도 모르는' 한국인 손에 의해 사라지는 것, 그리고 천박한 민족주의 같은 걸 든다.  
 
길게 할말은 없지만 그런 식으로 부정적인 면을 극대화해 본다면 도대체 멀쩡한 문화나 사회집단이 어디에 있을까 싶다. 미국도 짜증나는 면을 극대화하면 대체 어떤 모습이 되는지 모르지 않을 사람이 그러니... 하긴 써놓은 글을 보면 미국사회 일면을 싫어했고 한국에 와서 그와는 다른 면을 보고 나름 좋아했다가 미국을 따라가는 모습을 보이자 실망한 듯하다. 그런 모습을 보면 어디서 읽은 일화가 떠오른다. 

오스만 투르크에서 그리스가 독립하려 전쟁할 때 책으로 읽은 그리스 문명을 동경한 일부 유럽 청년 장교들이 의용군으로 그리스측에 참가했단다. 이들은 당시 유럽의 전쟁방식이자 고대 그리스 방식이기도 한 밀집 보병형태를 구현하고 싶어했으나 현지 그리스 게릴라는 전혀 따르려 하지 않았다고 한다. 어디까지나 바위나 절벽에 숨어서 타격을 주고 재빨리 달아나는 게릴라전에 충실했는데 이걸 보고 영화 300에 나오는 스파르타 전사같은 존재를 원했던 유럽 청년들은 크게 실망했고 고대 그리스인과 그들이 본 그리스인은 전혀 다르며 혼혈 등으로 타락한 존재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_-;; 사실 바르게 말하면 얼마 되지도 않은 전투원으로 정면 승부를 벌인다는게 미친 짓인데 그 유럽군대 출신 청년들은 환상을 보고 있었던 셈이다. 

버거슨을 그 때 청년장교 출신과 대비해 보는 건 그리 정확하지 않지만 난 그런 느낌이 든다.

그리고 중국이 이라크 전쟁 때 미국을 두고 논평했다는 것도 기억나는데, 뭐라고 했다더라? 대충 미국은 비참한 상황을 경험한 적이 없기에 다른 나라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부족하기에 이라크를 점령통치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 얘기였다.

마지막으로 적자면 버거슨은 이번에 본 칼럼에서 자기를 조선시대 상민의 전통을 잇는 자랑스런 서민의 한사람이라고 얘기하지만 나는 그를 이렇게 표현하겠다.

개항한 구한말 제물포에 정이 들어 오래 죽치고 있는 외항선원이 있다. 얼마전 그가 잘 가는 주막이 새 관청을 세운다고 없어지게 생기자 "하여간 머저리 조선놈들은 어쩔 수가 없어"라고 욕지거리를 해댔다. 그러더니 이젠 조선이 다 싫다며 흉을 보고 다녔다.

머, 시각은 나름 참신하고 글빨도 괜찮지만 나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다. 한 사회를 바라보는게 사람마다 다르다지만 영 공정하지 않게 보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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