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자살사태 관련 - 내 생각과 맞는 글 머리에 떠오른 생각

 동의하는 글이라 퍼왔다. 솔직히 다른 블로그에 있는 글이라 좀 그렇긴 한데 밸리에도 안 올릴 것이니 괜찮을까 해서.

...서남표가 지금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그리고 앞으로도 깨닫지 못할 것 같은 것(솔직히 나는 이분의 인간성에 회의적이다)은 이번 사태에 대한 나같은 사람의 분노가 "경쟁이 필요하다"는 걸 인정하지 않아서 아니란 것이다. 경쟁은 필요하지만, 서남표가 경쟁을 디자인하는 방식은 극히 비교육적이고 비인간적이다. 지금의 카이스트처럼 네가티브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는 다기적인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는 있을지언정 궁극의 긍정적인 순효과를 거둘 수 없다. 짧은 기간 동안에는 핍박에 의한 생산성의 향상이 있겠지만, 결국 카이스트의 장기적 생산성은 하락할 것이다. 사람들은 카이스트를 기피할 것이기 때문이다. 예전에 '나는 가수다'관련 글에서 언급한 적이 있지만, 이런 네가티브 인센티브를 수용하는 건 사회적 약자 뿐이다.

...일부에서는 전액장학금이 전세계에 없는 유례없는 제도이기 때문에 카이스트에 일정한 경쟁제도의 도입은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전례없는 제도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이공계를 택하고 카이스트를 택했다는 걸 왜 모를까? 군인을 많이 뽑아서 매년 성적에 따라서 1%씩 해고하면 어떻게 될까? 급여를 5%씩 덜 주면? 교수나 교사를 많이 채용한 후 매년 평가에 따라서 1%씩 해고하면? 어떤 직업이든 그런 스트레스를 감당할 수 있는 인간은 세상에 거의 없다. 자신은 감당할 수 없는 걸 남에게 강요하는 건 일종의 폭력이고, 서남표가 한 건 일종의 살인행위다.


 개인적으로 덧붙이자면 우리 사회에서 경쟁이라하면 괜히 아프리카 초원에서 짐승끼리 먹고먹히는 걸 흔히 비유로 들고 약육강식 적자생존이니 열등자는 나가리되는 과정이라 보는 경우가 많다. 경쟁이 물론 그럴 수도 있겠지만 죽이는 경쟁이 아니라 우승자를 높여주는 식이라면 그렇게 되지는 않을 듯한데... 저 글에서도 나왔지만 핍박으로 생산성을 높여봤자 그리 오래 못 간다고 본다. 정말이지 KAIST는 말그대로 그런 혜택으로 인재를 키우자는 뜻에서 나온 것 아니었나? 한국이 언제 특별히 기술이니 이공계를 좋아했다고 그러시나? 아니, 원래 익숙해지기 쉽지 않은 분야인데...

덧글

  • 카니발 2011/04/10 15:36 #

    정말 잘 정리된 글이네요. 저도 비슷한 생각을 하긴 했는데 정리가 안 되던...orz.
  • 지나가던이 2011/04/10 21:05 #

    비슷한 생각을 하는 분은 많을 텐데 확실히 정리를 잘 했지요.
  • 2011/04/10 21:48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지나가던이 2011/04/10 22:08 #

    그곳에 계신 분이었군요. 아이디가 맞으니 동일한 분인 듯합니다. 저는 그분 블로그에서 보았지요. ^^;;
  • 델카이저 2011/04/11 11:43 #

    - 제도권 밖에 있는 존재는 그냥 무시하는 것이 오랜 관행이다보니;; 승자만이 제도권에 편입되는 시스템이 도입되면 난리나죠..

    - 저런 방식은 효율적으로 수치를 확보할 수 있다는 극단적 장점이 있습니다. 소위 근거 대기 좋아하는 부류에게는 최적이죠.. 알기쉽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죠.. 그 구성원은 죽어나가지만 이걸 좋아하는 머저리들도 많이 있으니..
  • 지나가던이 2011/04/11 12:48 #

    저 글 본문 다른 데서도 단기간 실적 내기는 좋겠다고 해놨죠. 그래서 더욱 나쁜 인간이라고...
  • Limeholic 2011/04/11 13:14 #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경쟁->도태/낙오 개념이 학창 시절부터 사실상 주입되다시피한 환경이니, 사회에서도 익숙해지는 것이 아니라, 누적된 압박만이 남을 뿐이다라고 했던 누군가의 말이 생각나네요.

    우리의 공급이 있으니 '니네가 생산되고 수요가 창출되는 것이다',..는 생각보다 많은 각 제도권의 지도층이 갖는 생각 같습니다.
  • 지나가던이 2011/04/11 16:07 #

    여러모로 현재 KAIST 정책은 의미없이 조였다는 비판을 받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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